말씀과 기도로 여는 대림절 오르간 예배
프렐류드(Prelude, 전주곡) : “Wie schön leuchtet der Morgenstern” (BuxWV 223) — D. Buxtehude (연주시간 : 8분 55초)
디트리히 북스테후데(Dietrich Buxtehude)의 *〈Prelude: Wie schön leuchtet der Morgenstern〉(BuxWV 223)*은 루터교 전통에서 잘 알려진 코랄(찬송 선율) “Wie schön leuchtet der Morgenstern(아, 얼마나 아름답게 빛나는 아침별인가)”을 바탕으로 한 오르간 작품입니다. 이 찬가는 1599년 필리프 니콜라이가 예수 그리스도를 ‘빛나는 아침별’로 묘사하며 지은 신앙 고백의 노래로, 오랫동안 교회 예배 안에서 성도들에게 희망과 기쁨을 불러일으켰습니다.
북스테후데는 이 코랄(찬송 선율)의 밝고 경쾌한 본래 성격을 그대로 이어받으면서, 오르간의 화려한 선율과 자유로운 즉흥적 패시지(작곡가가 악보에 즉흥 연주에서 나올 법한 자유로운 느낌을 의도적으로 적어 넣은 부분)를 더해 빛이 어둠 속에서 서서히 떠오르는 듯한 장면을 음악으로 표현합니다.
작품의 서주는 자유롭고 환한 색채감으로 가득 차 있어, 마치 어둠을 밀어내며 떠오르는 새벽의 빛을 그리는 듯한 인상을 줍니다. 이어지는 대위적 전개(독립적이면서도 서로 조화를 이루는 여러 선율을 동시에 진행) 속에서는 코랄 멜로디가 장식되고 변화하며 등장하는데, 이는 아침별이 점점 밝아지듯 그리스도의 빛이 우리 삶 속에 점점 드러나는 과정을 음악적으로 표현합니다.
1. Johann Sebastian Bach — “Durch Adams Fall ist ganz verderbt” BWV 603 (“아담의 타락으로 세상 전체가 타락했도다”) — 오르겔뷔헨(Orgelbüchlein) 중에서) (연주시간 2분 35초)
요한 제바스티안 바흐(Y. S. Bach)의 오르간 코랄 〈Durch Adams Fall ist ganz verderbt〉(BWV 603)는 루터교 찬송가 “아담의 타락으로 인하여 세상 전체가 부패하였도다”라는 텍스트에 기초한 작품으로, 인간의 죄와 타락을 깊이 성찰하도록 인도하는 곡입니다.
멜로디에 담긴 '추락'의 상징
바흐는 단순히 찬송가 선율을 연주하는 데 그치지 않고, 가사의 내용을 음악에 담아내는 음악적 상징 기법을 사용했습니다.
1. 베이스의 '추락 모티브'
이 곡에서 가장 중요하고 독특한 부분은 오르간의 발 건반(Pedal)이 연주하는 베이스 라인입니다. 베이스 선율은 마치 뱀이 미끄러지듯, 혹은 무거운 돌덩이가 굴러떨어지듯 반음계적으로 계속 하강합니다. 이 하강 선율은 인간이 죄를 지어 낙원에서 추방당하고 타락하는 비극적인 순간을 청각적으로 묘사합니다. 이는 '아담의 타락(Fall)'이라는 단어의 의미를 그대로 표현한 바흐의 음악적인 해석입니다.
2. 비극적인 화성
곡 전체는 라단조(A minor)의 어둡고 묵상적인 분위기 속에서 진행되며, 반음계적 움직임으로 인해 잦은 불협화음이 발생합니다. 이는 죄와 고통으로 얼룩진 인간 본성의 괴로움과 불안함을 표현하며, 듣는 이로 하여금 깊은 회개의 자리로 나아가도록 인도합니다.
3. 소망의 대비
이러한 혼란스럽고 무거운 베이스와는 달리, 가장 높은 성부(소프라노)에서는 코랄(찬송) 선율이 명확하게 제시됩니다. 이는 타락한 세상 속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하나님의 말씀과 구원의 약속이 여전히 유효함을 상징적으로 대비시켜 보여줍니다.
2. 찬송가 105장 “오랫동안 기다리던” 오르간 편곡 (연주시간 2분 12초)
이 곡은 교회가 오랜 세월 동안 대림절에 불러 온 대표적인 찬송입니다. 이 찬송가는 초림과 재림하실 구세주 예수 그리스도를 향한 인류의 오랜 갈망을 담고 있습니다.
이 곡에 사용된 HYFRYDOL(하이프리돌)은 전 세계 교회에서 가장 사랑받는 찬송 선율 가운데 하나로, 1876년 웨일스의 작곡가 조지프 페리(Joseph Parry) 에 의해 만들어졌습니다.
이름은 웨일스어로 “기쁘고 아름다운”, “즐거운”이라는 뜻을 담고 있습니다. 비록 의미는 밝지만, 선율의 정서는 화려하기보다 부드럽고 고요하며 깊이 있는 희망을 표현하여 대림절 찬송에 잘 어울립니다.
오늘 연주하는 편곡은 곡 중에 오르간 문헌 가운데 가장 웅장하고 기술적으로 뛰어난 작품 중 하나로 평가되는 J.S. Bach, Toccata in F major BWV 540를 인용하고 있습니다.
3. 찬송가 125장 “천사들의 노래가” 오르간 편곡 (연주시간 3분 50초)
찬송가 125장 “천사들의 노래가”(Angels We Have Heard on High)는 전통적인 프랑스 캐럴을 기반으로 한 성탄 찬송으로, 예수 그리스도의 탄생을 기뻐하며 노래한 천사들의 찬양을 담고 있습니다. 겉으로는 성탄의 노래이지만, 대림절에 연주하거나 묵상하는 데에도 많이 사용되고 있습니다.
이 찬송가의 가장 큰 특징은 반복되는 후렴구 '글로리아 인 엑스첼시스 데오(Gloria in excelsis Deo)'입니다. 이는 "지극히 높은 곳에서는 하나님께 영광"이라는 천사들의 찬송(누가복음 2:14)을 의미합니다.
오르간은 교회 전통 속에서 하늘의 울림을 상징하는 악기로 여겨져 왔습니다. 다양한 파이프에서 울려 나오는 장엄한 음색은, 마치 광야에서 들려온 천사들의 큰 노래처럼 예배 공간을 가득 채웁니다. 가사가 없어도, 오르간의 울림은 천사들의 찬양과 기쁨, 그리고 하나님께 향한 영광의 메시지를 음악으로 전달합니다.
4. 찬송가 104장 “곧 오소서 임마누엘” 오르간 편곡 (연주 시간 5분 2초)
이 곡의 원제는 Veni, Veni, Emmanuel (오라, 오라, 임마누엘이여)로 대림절의 정신과 정서를 가장 상징적으로 담고 있는 곡입니다.
이 찬송가에 사용된 선율은 'VENI EMMANUEL'로 알려져 있으며, 중세 그레고리안 성가나 15세기 프랑스 수도원에서 사용되던 애가(哀歌) 선율에 뿌리를 두고 있습니다.
이 곡의 시작 부분은 엄숙하고 잔잔한 선율이 전개되어 경건한 묵상의 분위기를 조성합니다.
오르간의 저음부(베이스)가 주는 장중하고 엄숙한 울림은, 메시아를 기다리는 수천 년의 길고 지난한 기다림을 상징적으로 표현합니다.
또한 다양한 파이프에서 울려 나오는 풍부한 울림은 '임마누엘, 우리와 함께하시는 하나님'의 거룩한 현존을 드러내며, 곡 전체에 신성한 긴장과 신비감을 더합니다.